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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프로에서 우연히 김광석의 노래 "서른 즈음에"가 음악평론가 임진모와 그 일당, 42인들이 선정한 90년 이후, 우리를 흔든 노랫말 TOP 30에서 1위로 선정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작기만한 내 기억 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 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강승원이 작사/작곡/노래까지 했던 것을 나중에 김광석이 불러서 널리 알려졌지만, 노래가 빅히트한 지 얼마되지 않아 김광석이 죽었고... 강승원 스스로 혹은 주변에서 노랫말을 지은 강승원을 질책했다는 뒷얘기도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저께 배송된, 알렝 레몽의 하루하루가 작별의 나날을 그 날 저녁에 다 읽었다. 160페이지 밖에 안되는 소책자이기도 하지만, 쉽게 읽히는 문장... 그리고 (특히, 개인적으로) 절대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내용 덕분이다.

샤토브리앙의 "무덤 저 너머의 회상"에서 인용했다는 제목을 보는 순간 별다른 저항없이 쇼핑카트에 담았고, 때론 눈물을 글썽이며, 때론 피식 웃음을 지으며, 한 순간도 눈을 떼지않고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렀다.

나는 전쟁을 끝내기 위하여 이 책을 썼다. 모르탱의 집은 허물어졌다. 르 테이욀의 집은 허물어졌다. 트랑의 집은 팔려버렸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누이가 죽었다. 나는 산 사람들, 그리고 죽은 사람들, 그들 모두와 평화롭게 지내고 싶다.

이 책은 수필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며, 젠체하는 자서전이나 회고록 따위는 더더욱 아니다. 지금은 성공한 저널리스트가 된 작가는 행복했던 또 불행했던 지난 시절을 읊조리 듯 나직한 목소리로 한 줄 한 줄 문장으로 옮겨나간다. 책을 덮을 때 쯤엔 나직한 읊조림들이 어느새 큰 울림이되어 메아리친다. "언제까지 지나간 시절의 행복과 불행만 되새김질하며 이방인으로 남을 것이냐?"고 내게 묻는다. 이별을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그것이 인생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젠, 화해하라고... 화해하라고... 먼저 다가가라고....

나도 언젠가...
전쟁을 끝내야겠지...
매일 이별하고, 이별하고, 또
이별하고...
화해하고...

하지만... 아직은...
아직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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