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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의 산행이다.

금요일 퇴근을 찍고 바로 튀었다.
8명이 차 두 대에 나눠 타고 밤 길을 달려 단양에 도착했다.
단양 대명콘도에 방을 잡았다. 오! 여기에 이런게 있었나?!

일행들이 가져온 "앵두술", "쑥술", "더덕술", 그리고 "와인"까지... 아주~ 완죤~ 짬뽕으로 부어 넣었다.
그리고, 정신없이 뻗어서 자다가 일어나니, 벌써 8시... 일행들은 벌써 일어나서 씻었고, 심지어 사우나까지 갔다 왔단다.

터미널 앞에 있는 식당에서 "올갱이 해장국"의 탈을 쓴 "우거지 소금국"을 뱃속에 우겨넣고 천동 입구로 향했다.
소백산을 여러 번 왔지만 이렇게 편하게 온 적은 없었다. 차를 타고 다리안 관광지 주차장까지 올라오니, 국립공원 입구가 바로 눈 앞이다.

발걸음도 사뿐히 산 길을 걷기 시작했다. 소백산의 천동 코스는 초입에는 키 큰 낙엽송들이 우거져있고, 위쪽은 주목이 우거져 있어 햇볕을 직접 맞지 않고도 대부분을 오를 수 있다. 숨도 한번 안차고 중턱의 야영장. 지금은 야영장은 폐쇄되고 매점만 남아있다. 포카리스웨트 캔을 하나씩 까고 발길을 재촉했다.

가을이라 정상 언저리에 만발하는 철쭉을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날씨가 맑아(?) 능선을 타고 넘는 구름을 볼 수 없는 것도 안타깝다. 다른 산들과 마찬가지로 소백산도 정상 부근 등산로 좌우에 금줄을 치고, 바닥에 고무를 깔아 놓았다. 안전에는 좋을 지 몰라도, 고무 타이어 냄새를 맡으며 올라가는 산길은 그닥 유쾌하지 않다. 아무튼 고무 바닥을 걸어서 정상!

정상에서 기념 사진 몇 장 박고, 어제 먹고 남은 더덕술 한 잔 하고~ 김밥 한 줄 까고~ 이제 하산하도록 하여라~ 능선을 타고 연화봉들을 거쳐 희방사 계곡으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일행들의 반대로 왔던 길로 내려가기로 했다.

그렇게 심심할 정도로 별탈없던 산행이 막판에 틀어지기 시작했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늘을 보니 쉽게 그칠 비가 아니다싶어, 발길을 재촉했다. 한 무리는 먼저 내려가고, 나는 뒤쳐진 두 사람과 함께 내려가고 있었다. 이 두 사람이.. 일행 중에서 가장 젊은 두 사람이라는 사실이 뭔가 아이러니... 아무튼 비를 맞으며 30여분을 내려갔다.

산을 내려왔을 때는 이미 비를 쫄딱 맞은 뒤였다. 근처 계곡에서 쏘가리를 잡으려던 계획은 포기하고... 터미널 근처에서 "마늘밥"을 먹었다. 마늘이 들어간 솥밥과 마늘이 주/보조 재료로 쓰인 이런 저런 밑반찬이 꽤 먹을만한데... 1인분에 만원이란다. 흠... 관광지니까... 용서해주기로 하자.

빗길을 달려 서울로 올라왔다. 올라오는 길은 역시 막힌다. 도로가 막히는 것도 짜증인데... 막히는 길을 뚫고 숨막히는 서울로 들어가는... 이런 생각안하고 그냥 잠만 잤다. 자다 깨다 몇 번 하다 보니... 서울이다. 너무 잠을 맛있게 잤나... -.-;;; 운전을 한 동료가 삐졌나보다. 우릴 내려놓고 후다닥 가버렸다.

별로 힘들게 없는 산행이었는데, 비를 맞아서 그런가... 머리는 지끈 지끈~ 코는 맹맹~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뜨거운 물에 샤워하고 잠이나 자야겠다. 라도 생각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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