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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animation

귀를 기울이면...

iolo 2007. 11. 25. 22:33
극장은 예상 외로 만원... 예매할때 자리가 별로 남아있지 않아서 의아했는데... 여기 저기... 아저씨 아줌마... 어린애들은 없다. -.-;;; 같이 개봉한 마녀 배달부 키키(1989) 정말 대박인 것 같다. 추첨 같은 걸 해서 지지 인형을 주는 듯...

영화표를 예매하면서 기대보다는 걱정이 많았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역작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를 극장에서 다시 봤을때 느꼈던... (세월앞에 장사없음을 확인시켜주는) 유치함... 그렇게 실망하게 될까 두려웠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1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뒤에도... 시즈크와 세이지와 할아버지들이 부르는(연주하는) "컨트리로드"는 여전히 감동! 그 자체다. 상승 기류를 잡아 타고 위로 솟구쳐 오른 바론을 뒤로 하고 계단을 달려 내려가는 시즈크... 중딩들의 유치한 사랑이야일 뿐인 이 소품에 나는 왜 늘 감동받을까? 뼈마디에 한 조각의 성장판도 남아있지 않은 이 나이에... 나는 왜 성장을 갈망하게 되는걸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몇 번을 봤지만, 볼 때마다 반복되는 물음... 저 맘때... 저들과 같은 가족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것까진 바라지도 않아~) 저 맘때... ("고교생 일기"나 "사랑이 꽃피는 나무"가 아니라)이 에니메이션을 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나의 원석은 무엇이었을까? 제대로 찾아서 연마한걸까? 있기는 했을까? 적어도 나는... 개발자가 되진 않았을 것이다.

콘도 요시후미의 데뷔작이자 유작인 귀를 기울이면이... 10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에서야 극장 개봉의 기회를 얻었다. 한 때 스튜디오 지브리의 미래로 불렸던 그에게, 스튜디오 지브리의 미래를 맏기고 은퇴하기로 결심했던 미야자키 하야오는 그가 죽은 뒤에 은퇴를 번복하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일선에 복귀했다(망가졌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스튜디오 지브리는 새 주인을 찾지 못한 것 같다. 미야자키의 낭만주의와 다카하타의 사실주의 모두를 가장 온전히 물려받은, 그들보다 오히려 더욱 지브리스러웠던... 그가 만든 고양이의 보은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귀를 기울이면...
마음의 소리가 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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