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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y Meets Girl (소년, 소년를 만나다, 1983)

  • 감독: Leos Carax
  • 촬영: Jean Yves Escoffier
  • 주연: Denis Lavant, Mireille Perr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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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s Carax의 데뷔작.

소통과 단절에 대한 초현실적 이미지. 관객은 알지만 (배우들에 의해 연기되는)그들은 모른다. 혹은 그들은 알지만 관객들은 모른다. 감독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스스로를 오해하고 있다.

마이떼는 앙리와 소통하지 못하고, 알렉스는 쁠로랑스와 소통하지 못하고, 미레이유는 베르나르와 소통하지 못하고, 미스 유니버스는 우주 비행사와 소통하지 못하고, 수화 통역사는 벙어리 영화 감독과 소통하지 못하고, 관객은 영화와 소통하지 못하고...

알렉스와 미레이유와 소통할 수 있을 것 처럼 보였지만, 소통의 결과는 영원한 단절. 관객이 영화와의 소통을 시도할 때 마다, 감독은 블랭크 컷을 날리며 소통을 거부한다. 소통은 곧 영원한 단절이므로...

감독은 그렇게 세상과의 통로를 열는 듯 닫아버리지만, 공중전화 박스의 깨어진 유리창 만큼의 통로가 아직 남아있고, 우리는 그 깨어진 틈새로 계속 알렉스를 볼 수 있다. 다시 일어나, 빛보다 빨리 달리는 알렉스를 볼 수 있기를...

Leos Carax의 데뷔작이지만, 오히려 맨 나중에 본 영화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Mauvais Sang을 보았더라면, 그렇게 세 번, 네 번 반복해서 보지 않았을 것이다.

단절의 고통을 모른다면, 세상을 진심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다면, 런닝타임 내내 옥죄는 숨막힘을 느낄 수 없다면, 이 영화는 지루한 컷의 연속일 뿐이다.

(서버 호스팅을 정리하기 위해 개인 위키에 있던 페이지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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