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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Yes24에 들렀다가 음반 코너에서 약간은 의외의 음반들을 발견했다.

정태춘의 1집과 2집, 박은옥의 1집과 2집이 그것이다.
이 앨범들은 (무려!) 78년, 79년에 LP로 나온 앨범들인데... 당연한 얘기지만 절판된지 수십년이 지난 앨범들이다.

내가 그들의 노래를 처음 듣기 시작한게 "봉숭아"였는데, 앨범을 구할 길은 당연히 없었고, 재발매될 정도로 유명한 앨범도 아니었다.

MP3와 인터넷 덕분에 파일들로 거의 대부분 갖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이빨이 많이 빠진 것들이 정태춘의 2집과 박은옥 앨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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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춘의 1집 "詩人의 마을"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의 대표곡으로 알려져 있는 "시인의 마을"과 "촛불"이 들어있는 앨범인데, (너무 시적인) 가사가 "표절"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었다. -.-; 이 어처구니 없는 이유가... "음유시인"을 "공연윤리심의위원회"의 "음반사전검열"을 철폐하기 위해 뛰어다니게 만들었고, 결국 노동판을 뛰어 다니며 "대한민국"을 노래하는 "투사"로 만든 단초가 되었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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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2집 "사랑과 人生과 永遠의 詩"는 1집의 성공에 고무된 음반사에서 정태춘에게 전권을 주고 제작한 음반이라는데, 대중적으로 (앨범 타이틀만 봐도 예상할 수 있지만) 처참하게 실패했다. 그나마 대중에게 알려진 노래는 "산사의 아침"(탁발승의 새벽노래) 정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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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옥의 1집 "회상"2집 "사랑하는 이에게"은 앨범의 존재 자체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는데, 모두 정태춘의 작사/작곡으로 이루어져 있는다. 그 덕분에 몇몇 노래들을 정태춘의 목소리와 박은옥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이게 정말 듣고 싶었다! 박은옥의 "서해에서"라니 ㅠ.ㅠ).  그나마 대중에 알려진 노래는 "회상", "사랑하는 이에게"(3) 정도.

내가 음반평론가도 아니고 이런 얘기는 여기까지~
(혹시 궁금한 사람들이 있다면 이영미의 책 "정태춘"과 "정태춘2"이나 박준흠의 웹진 "가슴"의 지난 기사들에서 관련된 얘기들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그 자리에서 4장의 앨범을 카트에 담고 주문했는데, 다음 날 바로 도착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시디 케이스가 아니고 페이퍼 슬리브에... 부클릿은 고사하고 속지도 없는...-.-;;;
순간 당황했지만, 뭐 어때~

박은옥이 부르는 "서해에서", "나는 누구인고", "시인의 마을", "나그네", "얘기(어리야 디야)" 그리고 20년의 세월을 두고 불려진 같은 노래들(20주년 기념 음반)을 들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기쁘다.

마지막 트랙에 원래 음반에 있던 "건전가요"까지 그대로 넣어주는 개그(?!)도 압권! -.-)b
박은옥의 1집의 맨 끝 곡은... 무려... "너와 내가 아니면 누가 지키라. 침략의 무리들이 노리는 조국..." -.-;;;;

각각 두 장의 앨범을 낸 뒤, 두 사람은 결혼했는데... 그래서일까? 박은옥의 2집 앨범에 실린 "사랑하는 이에게" 연작들이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이제, 정태춘의 3집 "우네"가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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