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여유로운 공휴일... 정태춘 선생의 (적어도 내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싶은)앨범 "건너간다"를 듣다가 머리카락이 쭈뼛해지고 소름이 쫙 돋는 노래. 아, 이 노래가 이 앨범에 있었구나. 왜 이 노래는 "아 대한민국" 앨범에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을까. 내 블로그에 썼던 것 같아 (내 블로그를 내가)검색해 봤지만 없고, 유투브를 뒤졌지만 게시자가 자진 삭제했다는 흔적 뿐... mp3라도 떠서 올려야 겠다고 티스토리에 로그인했더니... 작년 이맘때 써 놓고 비공개로 잠겨있던 포스트가 있었다. "선전포고"라니... 그때도 이 노래가 "아 대한민국"에 있을꺼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선전포고"라기 보다는 "항복선언"을 앞둔 "마지막 아우성"처럼 들린다. 아래는 2009/5/26 00:47..
노랫말 속의 종로는 87년의 그곳이다. 92년, 내가 대학 신입생을 겨우 면했을 무렵, 정태춘은 대학 시절 축제/행사의 단골 초대 손님이었고, 그는 "촛불"이나 "시인의 마을"이 아닌 "일어나라 열사여"를 외치며 북채를 휘둘러댔다. 스스로 "음유시인"이기를 거부하고 "노래하는 투사"가 되고자 했다. 다시는... 다시는... 시청 광장에서 눈물 흘리지 않으리라, 물대포에 쓰러지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그리고 세월이 흐른 뒤... 이제는... 그 환멸의 시대를 건넜다고, 천박한 한 시대가 지나갔다고...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며, 봄날 초록의 언덕길로 사라져갔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물대포에 쓰러지고... 군홧발에 채이고... 무시당하고... 또 매도당하며... 92년 장마, 종로에서 ..
오랜 만에 Yes24에 들렀다가 음반 코너에서 약간은 의외의 음반들을 발견했다. 정태춘의 1집과 2집, 박은옥의 1집과 2집이 그것이다. 이 앨범들은 (무려!) 78년, 79년에 LP로 나온 앨범들인데... 당연한 얘기지만 절판된지 수십년이 지난 앨범들이다. 내가 그들의 노래를 처음 듣기 시작한게 "봉숭아"였는데, 앨범을 구할 길은 당연히 없었고, 재발매될 정도로 유명한 앨범도 아니었다. MP3와 인터넷 덕분에 파일들로 거의 대부분 갖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이빨이 많이 빠진 것들이 정태춘의 2집과 박은옥 앨범들이다. 정태춘의 1집 "詩人의 마을"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의 대표곡으로 알려져 있는 "시인의 마을"과 "촛불"이 들어있는 앨범인데, (너무 시적인) 가사가 "표절"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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