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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도 어느덧 막바지.

힘든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가나 비가 추적~ 추적~ 내린다. 일기예보에는 오후부터 차차 개인다고 하는데... 비를 핑계삼아 목포에서 해남까지 50km를 사뿐하게(?) 점프~ 첨엔 망설여지던 점프가 이젠 자연스러워졌다. -..-;

버스를 타는 해남 가는 내내 옆에서 늘어져 자는 동료... 끝도 없는 오르막을 굽이 굽이 기어 오르는 버스에 앉아, 점프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해남은 생각보다 작은 소읍이다. 해남 읍에서 땅끝마을까지가 대략 40킬로~ 아침보다는 빗줄기도 한결 가늘어 졌다.

인터넷을 보면 해남 땅끝까지 자전거 타고 간 얘기가 꽤 많이 있었는데...-.-;;;
비가 와서 그런가? 여지껏 딱 한 팀을 만났을 뿐. 자전거 타는 사람 구경하기도 힘들다.


아무튼, 부슬 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땅끝을 향해 출발! 동료의 무릎 상태가 안좋은 듯... 힘으로 흥한자 힘으로 망하리니! ㅋㅋ 나는 그동안 힘보다는 지구력으로 승부를 걸었고, 어제 점프를 많이 한 덕분에 거의 정상 컨디션~ 오래막 내리막도 적당히 있고~

바다다! 사진찍고 난리를 치다가... 너무 일찍 축포를 터뜨렸다는 생각이들어(이미 때늦은 후회) 다시 달리기 시작... 끝날듯 끝날듯 끝나지 않는 이 놈의 땅떵어리~ 그렇게 한참을 달려, 송호리 해수욕장! 땅끝 2km! 이제야 말로 다 왔구나~라고 생각하며, 해수욕장에서 사진도 찍고 바닷물에도 들어가고~ 랄라라~


그러니 버뜨~ 모든 게임이 그렇듯 마지막에 등장하는 보스 캐릭터가 있기 마련~ 여행 출발할 무렵에는 수도 없이 넘었을 수준의 업힐이건만, 자전거를 누가 뒤에서 당기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 나아가기가 힘겹다. 결국 중간에 한쪽 다리를 내리고 말았다. ㅠ.ㅠ 무쇠다리의 힘만 믿고 달리던 동료는 고장난(?) 무쇠다리에 소염진통제 스프레이를 뿌리고, 한쪽 다리만굴러서 힘겹게 올라오더니, 우이쒸~하며 자전거를 밀쳐 버린다. 훗 ~.~



힘들게 올라간 언덕 꼭대기. 길 옆에는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들. 제주도에 있는 식물원의 선인장에 새긴 하트들이 떠오른다. -,.-; 땅끝 리조트를 가장한 모텔을 지나, 브레이크없이 내려갈 수 없는 아찔한 내리막... 기쁘기 보다는 오히려 불안감이 앞선다. '길을 잘못 든거 아닐까? 이 길을 다시 올라와야한다면??' -.-;;;

내리막 끝 무렵에서 선착장과 땅끝 전망대의 갈림길에서, 우리는 땅끝 전망대로 향했다. 모노레일을 타고 가던가 걸어가던가 해야 한다는데, 돈도 돈이지만 모노레일 매표소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니 깝깝하다. 20여분을 어기적 어기적(말그대로 어기적 어기적~ 때때로 으악 으악 하는 비명소리와 함께) 걸어서 도착한 땅끝탑~


그렇게 땅끝탑에서 돌아오는 길에서, 블로그에서 봤던 거기는 어디지? 땅끝이라고 쓰인 돌덩이 앞에서 자전거를 번쩍 들고 찍은 사진 말이지...? 마지막 인증샷을 위해 여기저기 두리번 두리번, 아! 선착장 바로 앞에 우리가 찾던 그 돌덩어리!


...
이 허무함은 뭘까?
점프를 너무 많이 해서 그런가? 다리에 힘이 남아 있어서 그런가?

땅끝 마을에서 해남을 거쳐 광주로 가는 버스도 있고, 해남을 거쳐 목포로 가는 버스도 있다. 광주 가는 버스는 차도 자주 있지만, 사람도 많아서 자전거를 싣기가 힘들다. 목포 가는 버스를 타기로 하고... 30분 정도 남는 시간에 허기를 해결하기로 하고, 두리번 두리번... 분식집에 들어갔는데.. 김밥도 안되고... 칼국수도 안되고... 그냥 라면을 시켰는데... 이게 나올 생각을 안한다. 그 사이에 버스표도 끊고 버스 안에서 마실 맥주도 사고~ 뒤늦에 나온 라면을 5분만에 먹어치우고(이럴꺼면 그냥 컵라면을 먹을껄...ㅠ.ㅠ) 허겁지겁 버스를 탔다.

버스 기사 양반이 이니셜D 매니아인듯... 버스 안에서 맥주를 마시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좌우로 쏠려주신다. @,.@ 그렇게 2시간을 달려서 목포~ (살았다...ㅠ.ㅠ)

목포에선 동서울 가는 버스는 자주 없는데다... 연휴 끝이라 만석이다. 반포로 가는 버스도 거의 만석. 다행이 임시 배차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반포에 도착하니 밤 12시. 다시 "자전거"에 올라 반포 한강 시민공원에서 동료와 헤어져 잠실 철교로 달렸다. 밤바람이 차갑지만 기분은 상쾌하다.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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