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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JustForFun?

iolo 2004. 8. 1. 03:24
내가 최초라고? 새로운 기술이라고? 더 이상 이 바닥에선 그런 건 없다.

OOP? OOP가 하늘에서 떨어졌을까? 천만에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SmallTalk이 나오기도 훨씬 전부터, C로 프로그램 좀 한다는 사람들은 다들 지금의 GnomeKorea:GObject같은 OOP를 쓰고 있었다. 나같은 조무래기도 그랬다. 요즘 뜨는 .NET? VM은 IBM이 이미 30년 전에 만든 기술이다. 8비트 애플에서도 VM에서도 돌아가는 파스칼 컴파일러를 사용했었다.

내게도 CreativePerfect에 목을 메던 시절이 있었다. 남들이 해 놓은건 쳐다 보기도 싫었다. 새로운 것! 아무도 손대지 않은 것! 그런것을 만들테야... 그 시절의 노트가 아직도 남아있다. 그 노트에 얼기설기 그려져 있는 DBFS가 지금은 현실이 되었다. Vector Display라는 것도 있다. 아마 ?PostScript 보고 감동받았나 보다(?존워녹은 정말 멋지게 생겼다).

몇 년 전만해도 나는 강박증 환자처럼 ?FromTheScratch를 고집했다. 6~7년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만들때 만들었던 클래스들이 최근까지 내가 짠 소스위에 굴러 다녔지만, Jakarta~Struts와 Jakarta~Commons 따위로 조금씩 바뀌더니, 이젠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처음엔 그것이 서운했다. 내가 더 먼저 만들었는데... 라며 혼자 아쉬워 했다. 지금은 그것도 마저 없애고 싶다.
이젠 바닥부터 하나씩 직접 올리면 우둔하고 무능한 인간 취급을 받는다. 컴포넌트의 시대다. MDA, SOA, AOP, COP... 매일 매일 생겨나는 약자들이 코드의 재사용성을 얘기한다. 이젠 나도 일을 할때는 Creative에 연연하지 않는다. Perfect가 불가능 하다는 건 오래전에 알았다. 코딩을 하기전엔 어디 더 좋은 컴포넌트 없느냐고 구글에게 물어본다. 그리고 그것은 좋은 습관이다. 적어도 직업 프로그래머라면...

LiteAmp를 처음 시작할 당시에도 XMMS가 있었다. ?RhythmBox도 있었고, 그 불만스런 프로그램만큼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시작했다. 나는 그저 GTK 프로그래밍이 해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충분히 재밌는 시간들이었다.

일년에 한 번 뿐인 휴가에 LiteAmp를 Win32로 포팅하는 삽질을 한다. 아직 LiteAmp쪽은 건들지도 않았다. 주변을 살피며 가능성만 타진해볼 뿐이다. 그런게 재미있는 법이다. 막상 코딩이 들어가면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지루한 노가다가 남아있을 뿐이다. 그리고 결과가 채 나오기도 전에 나의 짧은 휴가는 끝나겠지...

세삼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오늘 IRC에서 있었던 사소한 농담 덕분이다.

그래... 맞다... 집어치자... 이 아까운 휴가에 무슨 삽질이냐... 차라리 잠을 자고, 영화를 보고, 바둑을 두고, 기타를 튕기며... 라고 생각하면서도... 모니터 앞을 떠나지 못하는 내가 안쓰럽다.

?라이너스토발즈는 ?Minix가 있는데 뭐하러 ?Linux를 만들었을까?

있다고 안 만들면 뭘 만들 수 있을까?

머리는 8월의 태양 아래 놓인 모르타르처럼 점점 굳어 콘크리트가 된다. 그렇게 견고한 가치관이 자리를 잡은 것일까? 이젠 이 짧은 글 조차 정리가 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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