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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movie

카모메 식당...

iolo 2007. 12. 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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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 (かもめ食堂, 2006)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주연: 코바야시 사토미, 카타기리 하이리, 모타이 마사코  

핀란드 헬싱키에서 홀로 "카모메 식당"이라는 오니기리(주먹밥) 집을 하고 있는 사치에... "이곳에서는 모든 일이 잘 풀릴 것 같아요." 라며 여유만만이지만...

가끔 동네 아줌마들이 유리창 너머로 신기한 듯 쳐다볼 뿐, 한 달 째 손님이 없다.

그런 식당에 첫 손님으로 들어온 핀란드 청년 토미는 뜬금없이 갓챠맨(독수리오형제)의 노랫말을 물어보지만 좀처럼 생각나지 않는다. (절때! 슈파슈파슈파슈파~ 독수리 오형제~ 따위의 노랫말이 아니다)

북 카페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미도리부터 노래말을 알게되고...

눈 감고 지도에서 찍은 곳이 핀란드라 핀란드에 왔다는 미도리...

에어 기타 경연대회를 보고 핀란드에 왔다가 공항에서 가방을 잃어버린 마사코...

두 사람은 어느새 카모메 식당에서 함께 일하게 되고... 손님이 하나, 둘, 들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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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마법의 주문 "코피 루악"과 비법을 가르쳐 주고 훌쩍 사라져버리는 중년 남자...
(영화를 보면 비법이 나온다! 꼭 보자!)
가게 안을 째려보다가 들어와서 술 두 잔을 원샷하고 쓰러져 버리는 중년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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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봐도, 시놉을 읽어도, 어떤 얘기가 나올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의 사연이 있겠지만, 영화는 그들이 살아온 인생에 무관심하고, 영화 속의 그녀들도 서로가 살아온 인생을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

왜 하필 핀란드인지... 왜 하필 갈매기(카모메)인지... 왜 하필 주먹밥(오니기리)인지... 알려고 하지 말자.
그녀의 말 처럼 "세상 어디에나 슬픈 이야기는 슬프고, 외로운 사람들은 외로운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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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의 하늘과, 북해의 검푸른 바다와, 그녀들의 일상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녀들의 "이랏샤이(いらっしやい)"와 함께 엔딩 크레딧이 오르고,
방금 내린 커피처럼 달콤쌉싸름한(?!) 행복감이 밀려온다.

"카모메 식당"은 그런 영화다. 말로...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소품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그런...

2006년 일본 인디 영화제의 화제작이라는데...
일본 인디 영화제는 "녹차의 맛",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같은 엉뚱하지만 따뜻한 영화들로 기억에 남아있었는데, 이제는 "숨은 보석"들이 모여있는 보물섬같은 느낌이다.

덧. 늘 그렇듯이 DVD로 영화를 주로 보는데... 이 녀석, 패키징이나 서플먼트가 너무 형편없다. 3000원짜리 떨이도 아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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